다시 쓰는 기술적 분석 시골의사 박경철 2편 : 홀딩 편향 심리
팔고 나면 왜 그 종목만 계속 쳐다볼까 — 개인투자자의 '홀딩 편향' 심리
왜 이 종목만 유독 조용할까 — '보유 피로'의 시작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이 있다. 산 지 얼마 안 된 종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그냥 멈춰 있는 상태. 다른 종목들은 오르내리며 움직이는데, 내가 산 종목만 유독 조용하다. 차라리 떨어지면 손절매를 하든, 오르면 추가매수를 하든 뭐라도 결정을 내릴 텐데, 이도 저도 아닌 횡보 앞에서는 그냥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런 상태가 며칠, 몇 주씩 이어지면 정신적으로 지치는데, 이를 시골의사 박경철은 "보유 피로"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그가 설명한 개인투자자의 전형적인 심리 패턴을 따라가 보며, 왜 우리는 이미 산 종목 앞에서 이토록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되는지 짚어본다.
팔지도 못하고, 버티지도 못하는 이유
보유 피로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그냥 포기해버릴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팔려고 하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종목을 살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좋아질 것 같아서 산 것이니, 그 종목을 바라보는 시선은 항상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팔고 난 다음에 갑자기 주가가 급등하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까지 겹친다. 이 두 가지 심리가 맞물리면서 결국 팔지도 못하고 계속 들고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판단이 종목의 실제 가치나 전망에 대한 재검토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매수 당시의 확신과 손실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뒤섞여 있을 뿐,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종목을 계속 보유할 근거가 있는지는 따져보지 않는다. 그저 "샀을 때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으니까"라는 관성으로 버티는 셈이다.
팔고 나서도 끝나지 않는 미련
그렇게 보유 피로가 극에 달해 결국 종목을 팔았다고 해보자. 그 돈으로 다른 종목을 새로 샀더라도, 신기하게 새로 산 종목보다 팔았던 종목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혹시 그 종목이 오르지 않았을까" 하며 자꾸 뒤돌아보다가, 결국 마음을 정리하려는 듯 관심종목에서 아예 지워버린다.
그런데 지워버린 뒤에도 그 종목이 급등하면 반응이 재미있다. "괜히 팔았다", "나는 역시 주식 보는 눈은 있는데 운이 없었다", "내가 간다고 그랬지"라는 식으로 자기 판단이 옳았다는 쪽으로 해석한다. 반대로 그 종목이 10% 떨어지면 "역시 팔기를 잘했다"며 안도한다. 그러다 다시 오르면 또 땅을 친다. 오르든 내리든 결과에 맞춰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이 패턴이야말로 전형적인 개인투자자의 투자 심리라는 것이다.
보유자의 눈과 제3자의 눈은 다르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비가 등장한다. 이 종목을 사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 제3자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제3자는 "방향이 결정되면, 즉 오르는 게 확인되면 사겠다" 또는 "떨어지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취한다. 확실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그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다르다.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애초에 사지도 않았을 상황, 즉 방향이 아직 잡히지 않은 애매한 구간에서도, 이미 산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 그 지점까지 계속 들고 있으려는 필요를 느낀다. 같은 종목, 같은 가격, 같은 흐름을 보고 있으면서도 보유 여부에 따라 판단 기준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시장은 왜 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는가
이 대비가 말해주는 것은 결국 하나다. 지금 이 순간 내 생각과 시장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내가 이미 보유한 종목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종목을 사지 않고 관망하는 사람의 시선은 같은 정보를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시장에는 이런 서로 다른 입장의 참여자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내가 확신하는 방향과 실제 주가의 방향이 자주 어긋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홀딩 편향에서 벗어나는 법 — 보유자의 눈과 제3자의 눈 구분하기
보유 피로, 매도 후의 미련,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자기합리화까지, 이 모든 과정은 특별히 이상한 사람만 겪는 일이 아니라 종목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지기 쉬운 심리 패턴이다. 중요한 건 이런 패턴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이 종목을 계속 들고 있는 이유가 "매수 당시의 확신"인지 아니면 "지금 시점에서 다시 봐도 유효한 판단"인지를 구분해보는 일일 것이다. 내가 보유자의 눈으로 보고 있는지, 제3자의 눈으로 냉정하게 보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만으로도 매번 반복되는 이 소모적인 감정 소모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은 아래 유튜브 영상(매억남 요약 채널의 "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주식, 코인 공부 법 - 시골의사 박경철")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https://youtu.be/9uZz1vw7L-k?si=_arm971FHHdiSmnu
※ 본 글은 유튜브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투자 조언이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