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매매도 못 막는 리스크: 공시를 놓치면 프로그램은 눈뜬장님이 된다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쓰면 매매를 사람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알고리즘은 정해진 조건대로 사고팔 뿐, 그 종목에 어떤 악재가 숨어 있는지는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 삼프로TV 'SML' 방송에 출연한 공돌 투자자는 증권사 API를 직접 활용해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해온 직장인 투자자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문제를 일으켰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자동화가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한가에서는 매도 주문 자체가 사라진다
첫 번째 사례는 SG증권발 사태로 여러 종목이 연속 하한가를 맞았을 때 벌어졌다. 공돌 투자자는 관심 종목이던 하림지주에 낮은 매수 타점을 걸어놓았는데, 하필 그날 하한가가 발생하면서 자동으로 매수가 체결돼 버렸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원래는 하한가에서 자동으로 손절 매도가 나가도록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하한가로 잠기면서 매도 호가 자체가 사라져 프로그램이 매도 주문을 넣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크게 물렸습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손절 로직을 짜놓아도, 매도 호가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자동화는 '정상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작동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시를 못 본 채 다음 날 자동매수에 들어간 사례
두 번째 사례는 더 직접적으로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안 해서' 벌어진 손실이다.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이던 MP 종목에서, 회사 대표와 대주주(위즈웍스튜디오)가 잇달아 지분을 매도하는 공시가 나왔다. 공돌 투자자는 이 공시를 사전에 체크하지 못했다.
"2월 15일에 그 회사 대표가 지분을 일부 매도했고, 대주주인 위즈웍스튜디오도 지분을 매도했습니다... 그 다음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매수에 들어갔고, 주가가 많이 빠지면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
그는 이 결과를 프로그램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제가 그날 바로 물렸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공시를 확인하지 않고 다음날 진입한 것은 제 불찰이었습니다."
임원이나 대주주의 매도는 방송에서 언급됐듯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판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벤트다. 물론 방송에서도 지적됐듯, 임원 매도가 반드시 악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사정(퇴직 등)에 따른 매도일 수도 있다는 반론도 함께 언급됐다. 다만 어느 쪽이든, 이런 신호를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걸러야 한다는 결론은 같다.
대응책: DART 오픈 API와 텔레그램 공시 알림
그렇다면 이런 공시를 자동으로 걸러낼 방법은 없을까. 공돌 투자자는 완전 자동화는 아니지만 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금융감독원 DART 공시를 오픈 API로 받아오는 방법이 있어서... 텔레그램에도 특정 채널을 추가하면 공시만 구독해서 받아볼 수 있는 채널이 있습니다. 저는 공시 제목에 '풍문', '증자', '소유상황(대량 매도 등)', '전환사채', '추가상장' 같은... 키워드가 들어간 공시를 관심종목 기준으로 리스트로 받아보고 있습니다."
즉 매매 자체는 프로그램에 맡기더라도, 공시 알림만큼은 별도 채널로 실시간 체크하는 이중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이런 체크 습관을 갖추게 된 계기로 그는 MP 종목 손실 외에 국일제지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국일제지 역시 손실을 본 종목 중 하나이며, 방송 당시 기준으로 거래정지 상태였다.
손실이 치명타로 번지지 않은 이유
두 사례 모두 크고 작은 손실로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그가 방송에 나와 이런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비중 관리 원칙이다.
"몰빵이 아니라 정해진 비중 이하로만 매매하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촘촘한 알고리즘도 예외 상황을 100% 막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개별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않는 비중 원칙이 자동매매 시스템의 최후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결론: 자동매매 시대에도 공시는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정해진 조건에서 매매를 실행하는 데는 유용하다. 하지만 하한가로 호가가 사라지는 극단적 시장 상황이나 임원·대주주의 지분 매도 같은 '뉴스성 악재'까지 알아서 걸러주지는 않는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듯, 자동화의 편리함을 누리려면 공시 체크와 비중 관리라는 사람의 역할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손실을 제한적인 수준으로 막을 수 있다. DART 오픈 API나 텔레그램 공시 알림 채널처럼 접근성 좋은 도구를 활용해 관심 종목의 공시를 놓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 그것이 자동매매 시대에도 여전히 투자자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출처: 매매하지 말아야 할 종목 f. 공돌투자자 [SML #25] (삼프로TV 3PROTV) 링크: https://youtu.be/NmB_iZzIgbY?si=cTD27PNF0fzPj_vm
※ 본 글은 유튜브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투자 조언이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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