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API로 나만의 자동매매 프로그램 만들기, 일반인도 가능할까
화장실까지 달려가는 직장인 투자자들
출근 시간 9시, 회사 화장실에 빈 칸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응가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주식이 마려워서 온 사람들이다. 눈치 보이는 자리를 피해 화장실로 달려가지만, 급하게 매매하다 보면 손절을 못 하거나 매수를 눌러야 할 때 매도를 누르거나 숫자를 하나 더 붙이는 실수가 생긴다.
삼프로TV의 콘텐츠 'SML'에 출연한 직장인 투자자 공돌투자자는 이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매를 아예 자동화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시스템 트레이딩"이라 부르며, 증권사가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 스스로 만든 로직대로 매수·매도가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글에서는 투자 전략 자체보다, 이 "자동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정리해본다.
증권사 API란 무엇인가
그가 설명한 구조는 이렇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들은 API라는 기능을 만들어 두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나만의 HTS를 만들어서 그 증권사의 매수·매도 기능을 호출해서 자동으로 매매가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짤 수 있다.
직접 시스템을 만든 것이냐, 아니면 HTS에 있는 기능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 HTS에 있는 기능들을 증권사에서 API 형태로 제공을 해주고, 저는 이제 그 로직을 짜죠. 어느 순간에 사고, 어느 순간에 팔자는 로직을 짜서 그걸 넣습니다." 즉 증권사는 HTS에 있던 매매 기능을 API 형태로 열어줄 뿐이고, "어느 순간에 사고 어느 순간에 팔자는" 판단의 로직은 투자자 본인이 직접 짜서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흔히 쓰이는 예약매매(지정가 주문)와는 성격이 다르다. 예약주문은 조건 하나를 걸어 한 번 실행되고 끝나는 방식이지만, 시스템 트레이딩은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매매가 지속적으로, 자연스럽게 반복해서 이루어지도록 로직을 짜 놓는 것이다.
증권사 API, 일반인도 만들 수 있을까
가장 궁금한 지점은 여기다. 코딩을 모르는 일반 개인 투자자도 이런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솔직했다. "이게 사실 쉽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어요." 누구나 손쉽게 뚝딱 만들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코딩을 해야 되는데, 다행히 증권사에서 예제 코드들을 많이 올려놨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문법을 알면 이거 좀 고쳐서 하실 수가 있고요." 즉 처음부터 모든 코드를 백지에서 작성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사가 공개한 예제 코드를 기반으로 기본 문법 정도만 이해하면 자신에게 맞게 수정해서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입 장벽이 낮지는 않지만, 예제 코드라는 발판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코딩이 부담스럽다면: 자동감시주문이라는 대안
코딩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바로 HTS나 MTS에 이미 내장된 "자동 감시 주문" 기능이다. 그는 "HTS든 MTS든 메뉴에서 '자동'이나 '스탑로스' 이런 거 검색해보면, 조건을 걸어 놓고 그거에 맞춰서 매수를 하거나 매도를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진입 방법은 두 갈래로 나뉜다. 컴퓨터를 다루는 데 익숙하고 API를 직접 활용할 자신이 있다면 나만의 맞춤형 HTS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증권사 앱에 이미 마련된 자동 감시 주문 기능만으로도 "굳이 9시에 화장실 가서 급하게 하지 않으셔도" 되는 수준의 자동화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전 투입 전, 검증은 필수다
방법을 알았다고 바로 실계좌에 돈을 넣고 자동매매를 돌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검증 절차를 강조했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모의투자 기능들이 다 있어요. 자신의 로직을 모의투자 해보고, 과거 데이터로 이렇게 했으면 수익이 났겠구나라는 걸 확인을 하셔야 돼요." 자신이 짠 로직이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 과거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수익이 났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정리 — 증권사 API 자동매매, 나에게 맞는 방법은
증권사 API를 활용한 자동매매 시스템은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 결코 쉬운 영역은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쉽지 않다"고 인정할 만큼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증권사가 공개한 예제 코드를 활용하면 기본 문법 정도만 익혀도 도전해볼 여지가 있다. 그마저 부담스럽다면 이미 HTS·MTS에 내장된 자동 감시 주문 기능만으로도 감정에 흔들리는 매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실계좌에 투입하기 전 모의투자로 로직을 검증하는 과정은 빠뜨리지 말아야 할 단계다.
※ 이 글은 삼프로TV(3PROTV)의 'SML #8 — 아직도 화장실에서 매매 하세요? f. 공돌투자자'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R7XpoDNpwoY?si=QZeaTBqckqe3Dq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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